Q.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보통 저는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숲, 바다 같은 것들에서 큰 영감을 얻곤 해요. 그래서 노래의 컨셉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자주 결정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성인이 되면 무조건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생각했어요. 대구는 다시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막상 지내보니 자연과 한적한 환경이 더 끌리게 되더라고요. 도시에 계속 있으니까 자연의 느림과 평온함이 계속 그리워졌어요.
Q. 앨범을 준비 할 때마다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멜로디를 먼저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멜로디가 먼저 나오면, 그에 맞춰 가사를 쓰는 게 어려워요. 한 번 정해진 틀 안에서 수정하거나 다시 쓰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라임과 느낌이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가사를 쓸 때 힘들어하곤 해요. 가사를 쓸 때 가끔 울기도 했고, 왜 이렇게 힘든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기도 했어요. 또한, 편곡 부분에서는 혼자서 작업하는 능력이 부족해, 누군가에게 맡기게 되는데, 합이 잘 맞을 때는 정말 좋지만,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에는 힘든 것 같아요.
Q. 가사는 보통 어떻게 쓰나요?
주로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점이나 자아 성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있어요. 여행다니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데, 누구랑 가도 상관없이 다 좋지만 요즘 혼자 가는 걸 더 선호하게 되요. 왜냐면 요즘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고있어요. 예전에는 이런 것들을 잘 몰랐는데,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정말 좋고, 혼자 있을 때 자아 성찰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오로지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어딜 갈 때마다 공책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일기 형식이든 그냥 아무렇게나든 생각나는 대로 막 써요. 지금 제 생각이나 어제 한 일, 또는 앞에 있는 나무에 대한 감상 등, 그냥 아무거나 적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제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제가 좋아하는 차분한 분위기를 알게 되더라고요. 사실 이걸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Q. 지금까지의 활동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가장 최근 발매한 <Dance Dance Dance>의 앨범 커버를 발리에서 촬영했어요. 저에게 발리가 제일 가고 싶었던 여행지라서 재작년에 가봤고, 올해도 다시 가고 싶어서 갔어요. 마침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었고, 그래서 발리에서 촬영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기 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현지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내 촬영을 의뢰를 해서 약속을 잡았어요.
원래는 바다에서 노는 컨셉으로 찍으려 했는데, 스팟을 돌아다니다 보니 소들이 엄청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어요. 소들이 여물을 먹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 친구의 “이 스팟 좋다”라는 권유로 소들 앞에 앉아 촬영하게 되었고, 그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걸로 앨범 커버를 만들게 되었어요.
처음 만나는 친구가 제 사진을 찍어줬고, 그 친구가 나중에 한국에 놀러 오기도 해서 새로운 인연도 만들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어요.
Q. 경성 크리처 OST Part 1, "Time (Elec. Ver.)"라는 곡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제가 보컬 레슨을 서울에서 좀 꽤 오래 했었거든요. 레슨을 받으시던 분들 중 OST를 만들고 계시는 음악 감독님이 계셨었어요. 그때 가이드를 요청받아서 감독님 작업실에 가서 가이드를 녹음했어요. 그런데 거의 1년 후에 연락이 와서, 그때 선생님이 “이 가이드 버전이 너무 좋아서 이걸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해주셔서 제 데뷔가 이루어졌습니다.
Q. 협업을 할때 가장 중요한것은 무엇인가요?
모든 앨범에서 그렇지는 않겠지만, 협업을 할 때는 각자의 스타일이 잘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두 사람의 스타일이 서로 잘 섞여서 독특한 느낌이 나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편곡을 하지는 않아서 프로듀서 분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 제가 생각하는 이 노래의 느낌을 잘 이해해 주시는 분과 함께 할때 만족도가 엄청 높은 것 같아요. 최근에 나온 곡과 작년에 발매된 "Sunrise Surf"를 작업하신 분과의 작업이 너무 좋았어요. 스케치한 아이디어와 함께 노래를 들었을 때 바다와 푸른 나무가 떠오르기를 바란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근데 너무 제 스타일에 잘 맞는 곡을 만들어 주셔서 이 작업이 정말 센스 있고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 노래를 들으실 때, 자유롭고 여유로운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하고, 힐링과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서 제 노래를 통해서도 그런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올해 발리에서 많은 경험을 했는데, 촬영을 도와준 친구가 라이브 공연이 자주 열리는 장소로 저를 데려갔어요. 그곳에서 그 친구가 “너도 노래해보라”고 권유하고 공연을 제 이름으로 등록해줘서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노래를 하게 됐어요. 정말 즉흥적인 잼세션이었고, 아무도 제 노래를 몰랐지만, 밴드 친구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연주를 잘 해주어서 공연을 함께 하게 되었어요. 원래 노래를 하고 있던 남자분은 인도네시아에서 인지도가 있는 분이었는데 함께 노래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무대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눈을 맞추었는데, 모두가 진짜 행복해 보였어요. 저는 노래하는 것도 행복하지만, 공연을 즐겨주시는 분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더 큰 기쁨이었습니다. 또, 처음 만났지만 노래로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행복으로 느껴졌습니다.
Q. 최근 즐겨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Rex Orange County" 를 즐겨듣고 있어요. 이분의 음악을 들으면 아무 잡생각도 안나고, 행복한 에너지를 너무 많이 받고 있어요.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때는 어떤것을 하시나요?
MBTI로는 INFP인데, 원래는 극단적인 J성향 이었는데 주변분들로 인해서 바뀌게 되었어요. 돌아다니는 거를 좋아하고 낯을 엄청 가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가는 것이 제 습관이라서 지금 돈이 얼마 없더라도,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여행을 다녀오려고 해요. 혼자 여행을 가거나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여행을 가지 않을 때에도 집 앞에 카페라도 가서 책을 읽기도 하거나,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일은 거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