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업물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나 곡은 무엇인가요?
만약 <Compass>라는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다면, 그전에 발매했던 <A Drive>가 제일 애착이 가는 곡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작업을 끝내고 발매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제 곡들을 모니터링하면, 그 당시 곡을 작업하면서의 과정들이나 에피소드들이 많이 기억나는데, 물론 다른 곡들도 애착이 가지만 ‘You & You’라는 곡이 현재로서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인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제 체력과 능력 부족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음악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썼고, 단순히 음악만이 아닌 완성된 음악을 시장에 내보낼 때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써야 처음 창작 의도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깨닫게 해준 곡인 것 같습니다.
Q. 앨범의 컨셉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앨범을 기획할 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작업한 곡들 중 '나'라는 아티스트의 정체성 또는 기술적인 장점들이 잘 녹아 있는 곡을 기반으로 컨셉을 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외적인 테마 또는 주제를 선정하여 그 테마에 맞게 곡을 구성하여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과 구성을 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Glowing Night>과 <A Drive>는 전자의 방법으로 작업했던 앨범이고, <Compass>는 후자의 방법으로 작업한 앨범입니다.
아직 앨범 기획이나 제작 능력에 대해서는 음악 작업보다 미숙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매 앨범마다 '컨셉'보다는 음악 작품 자체에 (청각적인 요소) 신경을 더 썼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작품을 낼 때에는 음악 작품을 당연히 탄탄하게 작업하고, 표현 의도가 듣는 이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컨셉'을 뚜렷하게 잡아 공개할 계획입니다.
Q. 앨범을 제작할 때마다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내부적으로 보면, 한 곡을 작업할 때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와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수정 작업을 거쳐서 정돈이 잘 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또는 특정 요소를 더하거나 빼서 더 정돈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여러 가지 고민을 분석하여 결정을 내리는 순간들이 어렵습니다.
외부적으로는 국내 ‘인디 음악’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를 구축한 사람들 이외에 온라인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여러 기관이나 단체들이 음악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창작 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해주시지만, 아티스트들이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것은 작품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비즈니스 업체와 협업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원하는 작품이나 아티스트가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러한 시장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Q. 협업하기 위해 어떻게 컨택하고, 협업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은 무엇인가요?
SNS가 매우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타 아티스트의 작품이나 글귀를 보고 협업 욕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메일이나 DM을 통해 연락을 드려 대화를 나누고, 지향하는 방향과 뜻이 비슷하다면 역할을 나누어 작품의 틀을 잡고 함께 상의하며 작업을 진행합니다.
중요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작품의 기획 의도와 목적에 내가 적합한 인물인지 고민하여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시도를 해보고, 그렇지 않다면 참여하지 않습니다. 또한, 작품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매를 하게 될 경우, 곡마다 방향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영리적인 목표의 비중이 더 강한지, 예술적인 목표의 비중이 더 강한지에 따라 비용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개인적으로 아직 행복의 기준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미 느끼고 있지만 익숙해져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지금까지 음악을 하면서 ‘와, 정말 행복해!’ 같은 행복한 이모지의 표정을 지어본 적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도 사실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곡을 잘 만들었다고 느낄 때도 음악을 그만할 수는 없고, 다음 곡을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복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그 감정을 느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행복이라는 감정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보람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는 있습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곡 작업을 잘 마치고 최종 마스터링을 외부 감독님들에게 부탁드려서 마스터링 1차, 2차 등을 거쳐 결국 최종 결과물을 받는 과정에서 모니터링하는 2분~3분 동안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들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통해서 다음 작품에 대한 열정이 생기고, 작업 중간에 곡 작업을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어려움도 겪지만, 이 과정들이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