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과 최근에 많이 듣고 있는 곡은 무엇인가요?
국내에서는 일단 "빈지노"님과 "뱃사공"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 특히 "빈지노"님의 'Coca Cola Red'곡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다들 좋아하는 "NewJeans"의 음악도 많이 듣고 있어요.
Q. 전역 후 발매한 앨범에서 취향이 확실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음악을 하는 분들은 군대에 가면 앨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다 보니 앨범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저도 군대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첫 번째로, 군 제대 후에는 리프레시하고 싶어서 제 정체성을 더 확립하기 위해 이름을 새로 지었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 오는 것이 집에 다시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앨범명을 <ComeBackHome>으로 정했습니다. 이전에 낸 믹스테입의 이름이 <Welcome>이었기 때문에, 연결되는 것 같더군요. 단순히 생각하면, 집에 돌아온 기념으로 앨범을 낸 것입니다.
사운드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올드스쿨 사운드와 둔탁한 드럼 사운드가 많습니다. 또한, 보사노바 스타일의 여행할 때 듣기 좋은 신나는 Jazz loop, 옛날 R&B 느낌의 곡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통일성을 엄청나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제 취향이 뚜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슷한 분위기로 통일된 것 같아요.
제가 특히 노력한 부분은 가사의 재미예요. 요즘 사람들은 가사를 많이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듣다 보면 한두 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있으면 음악을 더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를 좀 더 재미있고 진실되게 쓰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전역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가사를 더 솔직하게 쓸 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군대 생활이 저에게는 좋았던 경험이지만, 다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군대가 많이 편해지고, 돈도 더 많이 주지만, 두 번 다시 가고 싶지는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인내심을 배우게 되었고, 예전에는 저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냥 무시하면 되었지만, 군대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명확한 계급 사회에서 저를 다스려야 했습니다. 싫은 소리를 참고 견디는 법도 배웠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도 많고, 조금은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이제 음악을 할 때도 예전보다 감정적으로만 반응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인내하면서 작업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Q. 작업물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나 곡은 무엇인가요?
사실 전연 후 발매한 앨범이 애착이 많이 가고 11곡짜리의 믹스테입도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엄청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제일 암울한 시기에 작업했는데 결국 좋은 걸 만들었어요.
사실 그때 활동하던 팀이 해체되면서 인간적으로도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그래도 한 번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계속했어요.
사람들은 그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래퍼들 중에는 [쇼미더머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거의 모든 래퍼가 한 번쯤은 출연해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저도 한때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결국 출연하게 되었고, 방송이 있기 전부터 음악을 해왔지만 그 방송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또 멋있는 모습을 방송에 나와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음악을 하면서 아무도 나를 몰라주는 것 같다고 생각하던 그 시즌에, 딱 붙게 되어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고 음악을 계속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 평소 작업 스타일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음악을 듣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작업하곤 해요. 예전에는 영감이 떠오르는 타이밍에만 작업하려고 했지만, 요즘에는 그렇게 하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느껴서, 최대한 자주 앉아서 작업하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Jeffrey"라는 아티스트는 많은 앨범을 만들고, 최근에는 스윙스 앨범에도 참여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음악을 잘 만들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음악은 엉덩이가 만든다'고 말하곤 했어요. 영감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냥 닥치고 앉아 있으면 뭐든 나온다'고 하면서요. 그 말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저도 앉아서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협업을 할때 가장 중요한것은 무엇인가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이 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대부분의 경우 의견 조율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그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기본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의견 조율 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 의견 조율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니까요.
또 색깔이 비슷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랑 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때도 신선하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서로가 멋있다고 느끼는 것이 비슷하면,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수치적으로는, 서른 전까지 저작권 수익으로 월 1,000만원 이상을 벌어 월세와 공과금을 충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앨범을 내면 사람들이 더 많이 좋아해 주고, 연락이 닿는 사람들도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 주는 것이 목표예요. 사람들이 제 음악을 많이 들었으면 합니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나와 친해질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느낄 때가 있잖아요. 친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장난도 많이 치고, 말이 많아지게 됩니다. 반면, 별로 관심이 가지않는 사람에게는 그냥 별 생각이 없어서 말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엔 딱히 취미가 없어요. 옛날에는 무조건 밖에 나가서 놀고, 친구들과 클럽에 가는 게 재밌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그런 활동이 예전처럼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음악을 듣거나 헬스장을 가고, 집에서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기분 좋게, 내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마시거나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