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나비연"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를 쓰고, 명상하며, 노래하는 지구별 여행자 나비연입니다.
@nabiyon_live
Q. 본명이신가요?
제가 저에게 지어준 이름이에요. 태어날 때는 부모님께서 원하는 이름을 지어주시잖아요. 그 이름으로 잘 살아왔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저에게 제가 불리고 싶은 이름을 직접 지어주고 싶었어요. 이름은 단 하나뿐인 거니까요. 그래서 스스로 지은 이름 ‘나비연’을 저에게 선물했어요.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고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어려서부터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곧잘 듣고, 고등학교 축제 때 노래대회에서 대상도 받고 그랬어요. 그런데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서 막상 가수의 꿈을 키울 순 없었어요. 성인이 된 어느 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생전에 연주하시던 ‘세고비아’ 기타가 친척들 사이를 떠돌다가 저희 가족 품으로 돌아왔어요.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유품이었죠. 그 기타를 들고 무작정 통기타 동호회를 찾아갔고, 거기에서 기타를 배우고 공연을 하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아버지’라고 할 수 있겠어요.
Q. 음악뿐만 아니라 시인과 작가로도 활동하신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이미 출판된 책이 있나요?
네, 직접 쓰고 그린 <내가 지구별에 온 날>이라는 그림시집이 있어요.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쉬운 말로 쓰인 시집이에요. 그리고 정신세계사에서 나올 나비연 노래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어요.
Q. 현재 제주도에서 거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 고향이 제주도이신가요?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이사를 가신 건가요?
육지에서 태어나 오래 살다가 2019년 가을, 제주도로 이사했어요.
Q. 제주도의 자연과 감성이 음악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하고 발전시키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제주의 자연과 감성을 음악에 담으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제주에서 살고 숨 쉬고, 풍경을 보고, 바람을 느끼니까 자연스레 녹아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최근에 나온 ‘물거품’ 음원에는 제주 산방산 근처에서 녹음한 저녁 풀벌레 소리가 대놓고 담겨 있지만요. (웃음)
그렇지만 정말 일부러 음악에 녹이려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그대로 음악에 담기니까요. 그래서 저는 음악 이전에 저라는 존재를 조율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고, 보다 더 깊이 조율하기 위해 자연에너지와 치유의 기운이 흐르는 제주 땅으로 이주했어요. 이제 자연스럽게 어떤 새로운 때가 되어, 조율 과정 중에 만든 노래들을 하나씩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죠.
그런 의미에서 나비연의 음악 스타일을 정의하자면, ‘명상을 통해 존재의 심연에서 길러낸 순수하고 진실한 파동의 노래’라고 하고 싶어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세상에 발신하고 있기에 ‘포크 뮤직’, 또는 영적인 세계를 담은 ‘스피리추얼 뮤직’, 시처럼 단순하고 상징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노래하니 ‘음유시가(吟遊詩歌)’라고 부르는 것도 좋겠네요.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가장 최근에 발매한 제 노래 <물거품>을 가장 자주 듣고 있어요. 그다음으로 자주 듣는 노래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인 Jon Hopkins와 포크 싱어송라이터 King Creosote가 협업한 《Diamond Mine》 앨범의 2번째 수록곡 <John Taylor's Month Away>입니다.
Q. 2년 만에 발매하신 디지털 싱글 <물거품>은 어떤 곡인지 궁금합니다. 곡의 주요 메시지나, 제작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담으셨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물거품>은 ‘우리는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존재이니, 사라지기 전에 여기 있을 때 사랑하자’는 삶의 본질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예요. 일어나고 사라지는 명백한 순환의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 노래의 처음과 끝에 파도 소리를 담았고, ‘일어나고 사라진다’며 읊조리는 시로 노래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사라지기에 더욱 귀한 지금 이 순간, 애틋한 이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노래와 기타의 생생한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일치된 파동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원 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어요. 녹음할 때는 ‘사랑의 파동’을 담아 노래했습니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나야, 너를 사랑해> 음원 작업 중이에요. 녹음은 마쳤고, 믹싱 과정 중인데요.
새봄인 3월 3일 발매 예정입니다. 그리고 <물거품> 발매 기념 제주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공연 준비 중에 있어요.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나 앨범은 무엇인가요?
<물거품>이요. 저에게 ‘첫 시작’을 상징하는 곡이에요. 노랫말처럼 저도 지금은 일어나 있지만 언젠가 곧 사라질 텐데요. 사라진다는 걸 알기에 일어나 있는 이 순간을 정말 잘 써보고 싶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진짜 저로, 진짜 저답게 살려고 해요.
진짜 저는 자유롭게 마음껏 저답게 노래하고 싶은데, 내면 깊은 곳에 이런저런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라 그게 참 쉽게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저를 포함한 모두가 어차피 다 사라진다고 알게 됐고, ‘어차피 다 사라질 바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자유롭게 살다가자’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 어차피 다 사라진다. 우리 어차피 다 물거품. 나도 물거품, 너도 물거품. 우리 사라지기 전에 사랑 한 번 해볼래? 우리 여기 있을 때 사랑하자’란 가사가 흘러나왔고, 노래의 힘을 받아 음원까지 내게 됐어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의 노래는 아니지만 저에게 큰 힘이 됐고, 또 의외로 세상에 꼭 필요한 노래라고 여겨져서요.
저답게 만든 곡이니 뭐든지 저답게 하고 싶은 마음에 원 테이크 방식으로 녹음을 택했고, 음원 작업 과정의 A부터 Z까지 모두 저다운 흐름으로 진행했던 것 같아요. 정말 최선을 다했고, 감사했으며 행복했고, 그래서 지금 당장 사라진다고 해도 후회가 없을 그런 곡입니다.
Q. 작업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주로 혼자서 어쿠스틱 기타에 보컬 작업을 하고요. 곡마다 다르지만, 어떤 곡은 갑자기 기타와 노래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도 하고,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코드를 찾기도 하며, 노랫말만 만들다가 곡을 붙이기도 해요. 그때그때 달라요. 그리고 워낙 즉흥을 좋아해서 그냥 흘러나오는 대로 소리 내어 부르기도 하고요. ‘나비연의 즉흥소리’라고 이름 붙여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렸더니 36만 뷰가 나오기도 했어요. 다양한 스타일로 작업합니다. 요즘엔 앰비언트 음악가 새들님과 함께 음원 작업을 진행 중인데, 함께 작업하다 보니 음악의 틀과 구조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어요.
Q. 협업할 아티스트를 디깅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느낌’이요. 느낌이 좋으면 어떤 장르든, 어떤 악기든, 어떤 보컬이든, 어떤 사람이나 창작자든 상관없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의외로 새롭게 모험하고 노는 걸 좋아해서 함께 놀면서 새로운 ‘우리만의 하모니’를 찾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Q. 협업 진행 시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주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존중’과 ‘하모니’요. 음악 자체의 하모니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의 하모니가 참 중요하더라고요. 그게 다 음악에 녹아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음악 작업에 참여하는 모두가 웬만하면 다 좋고 행복했으면 해요.
그리고 뭔가를 함께 작업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서로 다른 부분과 방향성이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그럴 때 서로의 방향성을 잘 조율할 의지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의지는 서로를 존중할 때 더 잘 발휘되는 것 같아요. 존중하면 인정이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고, 그럴 때 모두에게 좋은 방향성을 더 넓고 지혜로운 쪽으로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30여 곡의 미발표 자작곡이 있는데요. 되도록 3개월에 1번씩 싱글 음원을 내려고 해요. 내년에는 EP 앨범도 낼 거고요. 가까운 꿈은 음악으로 생계를 꾸리는 ‘전업 뮤지션’이 되는 거고요. (웃음) 그래서 더 많은 곳에서 공연을 하며 나비연의 음악과 파동을 나누고 싶습니다. 새로운 목표는 ‘나비연 즉흥소리’로 릴스 영상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세계 곳곳에 온라인으로 나누고 싶고요. 나아가 지구별 곳곳을 여행하며 즉흥 소리 촬영과 노래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Q.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좋은 파동’이요. 명상을 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진동, 파동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어요. 몸도 마음도 하나의 파동이고, 말도, 노래도, 음악도 하나의 파동이니까요. 이왕이면 세상에 이로운 ‘좋은 파동’을 나누고 싶어요.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시나요?
평소 성격은 진지하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고, 다정하면서 짓궂기도 해요. 어떤 성격이라고 딱 굳어져 있지 않고, 스펙트럼이 다양하죠. 모순될 정도로 넓고 다양한 저를 되도록 있는 그대로 진실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 해요.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명상하고, 목욕하고,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찜질,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제주를 여행하거나, 친구랑 놀거나, 그냥 가만히 있거나, 고양이랑 서로 눈 맞추고 애정 나누는 걸 좋아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말씀드린 대로 음원 작업을 꾸준히 할 예정이에요. 2025년 3월 3일에는 <나야, 너를 사랑해>, 5월 5일에는 저희 집,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어느 소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발매할 예정이에요. <어느 소녀의 이야기>는 기타가 낡긴 했지만 아버지의 유품인 ‘세고비아’로 연주하려고 해요. 그에 앞서 1월부터 2월 초까지 30일간 명상 코스에 들어가고요. 명상을 마치고 나오면 ‘나비연의 즉흥소리’ 영상 작업과 노래 에세이 책 작업을 병행하면서, 공연 활동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동안 명상하면서 내면에서 본질을 찾고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제 자연스레 때가 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그간 악기를 조율하듯 명상하면서 존재를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는 새로운 막이 시작될 것 같아요.
나비연의 음악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날아갈 테니 ‘나비연’을 많이 찾아 주세요. 저로 일어나 있을 때, ‘나비연’으로 노래할 수 있을 때 노래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음원 작업도, 영상 작업도 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고, 봐주시고, 들어 주세요. 좋은 파동과 함께 이 생을 흘러가요.
감사합니다. Be happy!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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