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오키드(Orckid)"님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음악하는 오키드입니다. 탑라인 메이킹과 보컬을 맡은 A’ngela(오지연)와 프로듀싱을 맡은 김예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희는 주로 R&B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Q. 팀 이름 오키드(Orckid),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ORCKID는 'Orchid'와 'Or Kid' 두 단어로 나눠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Orchid'는 팀의 컬러인 연보라빛을 뜻하고, 'Or Kid'는 성인이지만 아직 어른이라기엔 모호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아직 미성숙한 소녀이자 숙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Q. 언제 듀엣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결성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교 신입생 공연 때 자작곡 공연을 같이 하며 친해지게 되었고, 마침 제 작업실이 합정에 있었던 때라 지연이가 거의 매일 제 작업실에 놀러왔던 기억이 나요. 매일 전화하고 붙어 다니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공유하다가, 제가 한창 작업하고 있던 곡을 지연이에게 들려주며 “탑라인 써볼래? (같이 작업해볼래?)”라고 했던 게 첫 시작이었어요. 그때가 2022년 2월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원래는 일회성으로 앨범 하나 내보자 해서 시작했던 건데, 하다 보니까 잘 맞기도 하고, 짧은 우연일 줄 알았던 작업의 여운이 길어져서 지금까지 작업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작업하다 의견이 엇갈려서 다툰 적이 있나요? 그럴 때 다툼을 어떻게 풀어 나가시나요?
의견이 엇갈려서 다투는 것보다는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서 각자 말하는 방식과 주관이 너무 달라 오해하며 많이 다퉜어요. 그럴 때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없는 게 당연한 거라는 걸 생각하고, 서로에게 솔직해지려고 노력해요. 주로 전화로 많이 다투는데, 그냥 둘 다 각자 쌓인 걸 말하면서 풀어요. 그래도 많이 싸우면서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어 각자 조심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오해는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취향이 생각보다 다른데, 아무리 같은 도화지에서 시작해도 나오는 그림이 다른 것처럼 점점 저희의 색깔도 갈릴 때가 있더라고요. 같은 곡을 좋아해도 그 곡을 크게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작게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그래도 그 다양성 덕분에 밸런스를 조절해 더 깊이 있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다른 듀엣 팀과 다르게 오키드(Orckid)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세련되면서도 특유의 영한 색채가 느껴지는 깨끗함이라고 생각해요. 저희의 나이도 그렇지만, 둘 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에너지가 굉장히 맑고 순수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그런 저희의 시각이 음악에 잘 곁들여져서 듣는 분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나 앨범은 무엇인가요?
오지연: 저는 EP [LOOPS!]의 인트로이자 첫 번째 트랙 'Loops! (Intro)'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모든 트랙 중 제일 질리지 않는 곡 같아요. 이 곡은 처음에 나레이션으로 일기예보를 읊조리면서 시작하는데요. 총체적 난국인 사랑을 변덕스러운 일기예보에 빗대어 풀어나갔어요. 이 당시 싸움이 잦았던 한 관계에서 벗어나야 하는 걸 알면서도 다시 또 돌아가는 무한반복을 생각하며 제목을 'Loop' (반복)으로 지었거든요. 아무래도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탑라인도 밤에 5분 만에 생각나서 완성시켰던 곡이라 제일 흐름이 자연스러운 곡이라고 생각해요.
김예은: 저는 EP <Loops!>의 '낭만적인 거짓말'이 가장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쓰게 된 곡인데, 여행지에서 만난 두 사람이 하룻동안 사랑을 하는 내용이에요. 해당 영화에는 음악이 나오지 않아서 '내가 이 영화의 주제곡을 쓴다면 어떤 곡을 쓸까?'에서 시작되었어요. 영화에서 지나가듯이 나오는 대사 중 '낭만적인 거짓말'이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받아, '어쩌면 우리가 마음 다해 내뱉는 사랑과 순간들이 하루면 지나갈 낭만적인 거짓말 같은 시간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편곡이 막힐 때 지연이가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줘서 이후에는 수월하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간주에 나오는 드럼과 하프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고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오지연: 저는 '맘마미아!'를 보면서 음악이 인생에 스며든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온 집안을 누비며 모든 의사소통을 노래로 시끄럽게 떠들고 다녔거든요. 그 당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부른 [Honey, Honey!]가 엄청 귀에 꽂혔었나 봐요. 그 후로는 2NE1과 빅뱅 콘서트를 다 따라다니며 특유의 장악력과 카리스마를 보며, 나도 언젠간 저렇게 무대를 꽉 채우고 싶다고 생각하며 버블쇼든 수학여행 장기자랑 무대이든 어디든 난입한 것 같아요. 결국 실용음악과에 들어와 많은 공연을 하며 쭉 진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예은: 저는 어렸을 적 꿈이 월드스타였어요.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는 가수들을 보며 꿈을 키웠고, 나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있어서 가수를 꿈꾸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작곡, 프로듀싱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저는 John Legend와 FKJ를 통해 그루비한 음악에 빠지게 되었고, 나도 저렇게 세련되고 멋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꿈을 가지고 살다 보니 지금까지 꿈을 꾸고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Q. 두 분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오지연: 3학년 이수과정 워크샵을 마치고 20일에 오키드 첫 공연을 준비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바로 새 오키드 단독 공연 준비와 싱글 작업을 준비하며, 개인적으로는 언어 공부와 미디 프로듀싱 레슨을 배우려 합니다.
김예은: 오키드가 20일에 첫 공연을 하게 되어 공연 준비로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면 연말을 듬뿍 즐기고, 피아노 연습과 개인 작업, 오키드 새 싱글 작업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Q.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EWW!>, 어떤 곡인가요?
'EWW!'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보고 불쾌함을 느낄 때 표현하는 '웩! Eww!'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곡에 “Same as LP Bar, Ooh! Same as whiskey, Eww!”라는 가사가 있는데, 나만의 아지트이자 단골 바인 LP Bar에 새 연인을 데리고 오는 EX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이렇게만 보면 좀 살벌하지만, 곡의 전체적인 무드는 내용과는 상반되게 상큼하고 유쾌하게 디스하는 곡이라 흥미롭게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재밌게 들어주세요!
Q. 뮤직비디오 촬영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저희 멤버 두 명과 임태규 감독님 셋이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올해가 엄청난 폭염이었잖아요. 하필 스튜디오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5층까지 장비를 들고 오르락내리락 했던 기억이 있어요. 밤샘 촬영을 두 번 정도 했는데, 두 번째 촬영 날에는 정말로 태규 감독님과 대교에서 일출을 맞이했어요. 모든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Q. 보통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오지연: 먼저 서로 요즘 꽂히는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주제를 먼저 잡아요. 그리고 최대한 감성에 취할 수 있는 Spotify 공동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그 안에 각자 취향인 레퍼런스 곡들을 담습니다. 그러면 언니가 먼저 작업을 시작하고 스케치를 보내주면 제가 그에 어울리는 탑라인을 올려 시작해요. 그 후에는 무엇을 더 올릴지, 무엇을 덜어낼지를 서로 상의하며 같이 편곡해요.
김예은: 작업 전에 여러 노래들을 최대한 많이 들어두고 작업 분위기를 먼저 조성한 후 시작하려 해요. 보통 드럼을 먼저 찍고 분위기에 맞는 화성과 다른 악기들을 쌓으며 작업을 진행합니다. 오키드 작업을 할 때는 보통 제가 인스트를 먼저 들려주고, 탑라인을 지연이가 쓰는 방식으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서로 많은 피드백을 해줘서 전체적으로 둘의 색이 잘 담기게끔 노력해요.
Q. 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오지연: 서로 잘 들을 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은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것만 보일 수 있지만, 객관적인 시점으로 한 번 더 바라봤을 때 비로소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또 말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즈니스 파트너 이전에 친구로 관계가 시작되었기에 말투가 편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이 정도면 이해하겠지 싶은 선이 각자 다르기에 부딪힌 적도 많아서 항상 얘기를 마무리할 때 다듬고 말하려 노력해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해낸 솔루션이 비즈니스 톡방과 개인 톡방을 나누어서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꽤나 효율적이에요!
김예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다른 작업 방식이 있을 것이고, 각자의 견해도 다를 테니 사전에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은 조율하고, 데드라인이나 약속 같은 기본적인 걸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피드백이라도 사소한 말투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게 다르니 둥글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어떤 아이디어에서 좋은 곡이 탄생할지 모르니 서로의 작은 아이디어 조각에도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나 앨범은 무엇인가요?
오지연: Bruno Major의 'I'll Sleep When I'm Older'라는 노래를 제일 사랑해요. 곡 가사에 한 번도 사랑, 'Love'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데도 세상에 어딘가에 있을 사랑을 알려주는 노래예요. 주변에 있는 어르신들이 주시는 지혜, 아침에 맞이하는 일출, 자연 환경 등 세상에 모든 사랑스러운 광경을 일깨워주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힘을 주는 것 같아요. 특히 간주에 나오는 바이올린 소리가 이 모든 흐름을 동화처럼 완성시켜줘요.
김예은: Sufjan Stevens의 Mystery Of Love 를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이 온전치 못하고 어지러울 때 이 노래를 들으면 특유의 잔잔하고 신비한 분위기에 마음이 잔잔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 노래는 특히 여름에 잘 어울려요!
Q. 최근 즐겨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오지연: Suki Waterhouse의 Good Looking이라는 노래를 자주 들어요. 때가 되면 더 자주 듣는 노래 아시죠? 매년 연말과 연초를 장식해주는 노래에요. 특유의 몽환적인 보컬 톤과 웻한 드럼의 질감이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들어요.
김예은: Ariana Grande의 Eternal sunshine 앨범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유튜브에 올라온 라이브가 음원으로도 올라왔더라고요. 요즘은 그 앨범을 듣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Kendrick Lamar 새로운 앨범도 즐겨듣고 있어요!
Q. 평소 성격이나 음악을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하나요?
오지연: 기분이 좋을 때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막춤이든 뭐든 최대한 몸을 크게 쓰며 춤을 추고 기분이 처질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를 하며 잡생각을 떨쳐요. 그러고선 다 만들어진 요리를 보면시각적으로도 미각적으로도 만족이 되어 제 자신을 챙겨주는 기분이 드는거같아요.
김예은: 저는 생각에 잘 잠기고 불안을 쉽게 느끼는 편이라 차분해지고자 최대한 정적인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휴대폰으로 유튜브나 드라마를 본다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합니다.
Q. 인생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오지연: 저는 내일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뭐든 경험해보자 주의에요. 아무리 내 안에 큰 고민이라 한들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해보면 폭 넓은 시야가 생겨 제가 보다 더 큰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김예은: 확실치는 않지만 아무래도 행복이지 않을까 해요. 늘 일기장 첫 문장으로 ‘나의 마음은 어디쯤일까,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글을 시작하는데 잘 모르겠을 때가 태반이거든요. 그럴 때마다 머물러있지말자, 느리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는 사람이 되자 다짐하면서 변화하는 나의 매순간을 온전히 느끼려 노력해요. 어딜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면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느끼고 작은 행복에도 감사할 줄 아는 깊은 마음을 가지고자 나아가고 제가 되길 바랍니다.
Q. 무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간의 에너지나 분위기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저희가 오키드라는 이름을 갖기 전에 여러 공연을 했었는데, 둘이 하는 첫 공연 때 삑사리가 나서 둘이서 기를 쓰며 웃참했던 게 생각나요. 그렇지만 그 공연이 주는 에너지 자체가 강렬해서 덕분에 삑사리는 잘 묻혔던 것 같습니다.
Q. 팀 오키드(Orkid)는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좀 더 넓은 사고를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현대 사회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오키드가 생각했을 때 좋은 음악은 한 번 듣고 흘리는 음악이 아닌, 같은 곡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는 음악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사람들이 느린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무엇인가요?
이번 겨울이 지나기 전에 싱글을 발매 예정 중이에요. 내년엔 더 많은 공연을 통해 리스너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많은 분들이 오키드의 음악에 관심 가져주실 때마다 매번 신기하고, 큰 감사를 느껴요. 앞으로도 저희가 나눠드릴 오키드의 솔직한 이야기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인터뷰 기회 만들어주신 웨이버 측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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