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박효욱"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 중인 박효욱이라고 합니다!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고,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처음에는 중학생 때 유학생활을 하면서 룸메이트가 새로 왔어요. 그 친구가 까만색 깁슨 레스폴 하드 케이스를 들고 와서 레드 제플린, 딥 퍼플, 건즈 앤 로지스 등 하드 록 명반들을 제 아이팟에 넣어주었고, 한동안 그런 락 음악 속에서 지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를 계기로 베이스에도 관심이 생기고, 함께 지내던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지역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락 페스티벌에 나가서 연주도 했었어요. 그때 그 친구는 참 특이했어요. 당시엔 중학생이 밴드 음악을 듣는 경우도 드물었는데, 그 친구의 취향이 정말 클래식 그 자체였죠. 그 친구가 오고 나서 제 인생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어요.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베이시스트로는 피노 팔라디노와 플리이고, 음악적으로는 네오 소울 힙합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디안젤로, 에리카 바두, 질 스캇 등의 아티스트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고, 아직도 가끔 꺼내 듣습니다.
Q. 베이스 연주 실력이 정말 뛰어나시던데, 혹시 다른 악기도 다루실 줄 아는지 궁금합니다.
일렉 베이스를 주로 다루지만, 콘트라베이스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요즘엔 80년대 일본 팝 음악을 많이 듣습니다. 러프한 느낌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곡들에 빠져 살다가, 한 곡 한 곡에 정성을 담아 편곡하고 당시 최고의 세션맨들이 기계처럼 정교하지만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들으면 또 다른 쾌감을 느낍니다. 동양인 작곡가의 곡 위에 미국 연주자들이 만든 멋진 그루브가 어우러지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가사를 해석해 보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세상에 좋은 음악은 정말 많지만, 당시의 씨티팝 음악들도 정말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Kadomatsu Toshiki와 Yamashita Tatsuro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자주 들어요.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엔 레슨과 널디나라는 멋진 아티스트의 공연 준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혹은 저의 팀)의 음악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많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까지는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
Q.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베이스 세션으로 많이 참여하셨던데, 작업 중에 특히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협업 과정에서 생긴 특별한 순간이나 뜻깊은 경험이 궁금합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작업물들이 참 기억에 남는 게 많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대학교 3학년 시절, 재즈 피아니스트 Dj Girin의 ‘조급해 하지 마’라는 곡 작업이었어요.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 중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는데, 교수님께서 좋은 피드백을 해 주셨고, 연말에는 학교에서 발표도 하고 음원으로까지 발매했어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예상 발매일보다 많이 미뤄져서 참여했던 기타리스트와 드러머가 발매를 보지 못하고 입대를 해버렸다는 거예요. 나중에 사석에서 그 곡에 참여한 친구들과 만났을 때, 가사에 ‘조급해 하지 마, 천천히 가보자’라는 중독성 있는 반복 가사가 나오는 곡이었는데, 발매일이 미뤄져서 아무도 언제 발매될지 재촉하지 않던 상황이었죠. 모두 그런 생각이었던 걸 알게 되어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나 앨범은 무엇인가요?
앞서 언급한 ‘조급해 하지 마’도 참 애정이 가고, KBS 드라마 ‘태풍의 신부’ OST인 가수 클랑님의 ‘Let it go’라는 곡도 애정이 가요. 첫 OST 녹음이기도 했고, 벨소리 차트에서는 뉴진스의 ‘Ditto’를 꺾고 잠시 동안 차트 1위를 한 적도 있었거든요! 작업하는 동안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도 했지만, 잠시나마 친구들이 ‘뉴진스를 꺾은 남자’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불러줘서 기억에 남습니다.
Q. 작업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녹음이나 세션을 하러 가면, 최대한 프로듀서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편이에요. 처음엔 탐탁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결국엔 나는 피고용직이다라는 마인드로 하는 게 서로에게 훨씬 좋더라고요.
Q. 협업할 아티스트를 디깅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톤을 주로 봅니다. 어떤 톤으로 연주(혹은 작곡, 노래)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나의 음악과 합쳐졌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상상해봐요.
Q. 협업 진행 시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주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의사소통에서 서로 감정 상하지 않게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가끔 말이 드라이하게 나올 때가 있는데, 서로 상처를 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워요. 설사 결과물이 나왔다 해도,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기억이 남으면 결국은 좋지 않은 경험이 되어버리니까요.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만의 색깔이 담긴 팀 음악을 애정 가득히 잘 해보고 싶어요. 또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양한 무대에 서 보고 싶습니다.
Q.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는 자기애, 혹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음악, 같은 가사를 들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천차만별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로 정의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아티스트의 이 음악은 이런 이야기, 저 아티스트의 저 음악은 저런 이야기’처럼요. 저는 누군가 제 음악을 통해 느끼는 감정들이, 누군가 심어준 가짜 감정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가사를 쓴다면, 개인적인 생각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네요. 물론, 음악을 만드는 저부터 잘 준비되어야겠죠?
Q. 무대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은 클럽 공연이었는데,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았는지 제 생각대로 소리가 나왔어요. 흔히 대가들이 말하는 무아지경의 경지에서 연주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들보다 형편없는 연주였겠지만, 솔로가 끝나고 잠시 텀 후에 관객 분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었어요. 그 희열은 연주자 분들이라면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평소엔 사람들과 서슴없이 잘 지내는 편이고, 장난기도 많은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말이 조금 직설적일 때가 있어서, 가끔 내향적이거나 감정적으로 섬세한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해요. 그 부분은 저라는 인간의 성장 배경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고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자주 해외로 혼자 여행을 가요. 낯선 환경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의 음악을 함께 만드는 일이 정말 멋진 일이지만, 요즘은 저와 우리 팀의 음악을 만드는 데 시간을 불태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제가 세션으로 참여한 곡들이 저의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온전히 제 음악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거든요. 제 색깔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음악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음악하는 친구들이나 음악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제 생각을 아득히 벗어나는 의견을 들을 때 오는 신선한 충격을 좋아해요. 그게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든 얕든, 순수하게 자기가 느낀 감정을 서로 공유할 때 오는 쾌감을 좋아합니다. 그게 작업 중이든, 그냥 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때든 항상 음악 이야기는 즐거운 것 같아요. 저와 작업을 하고 싶거나 음악적인 소통을 하고 싶은 분들과 언제든 그런 순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추운데, 다들 건강 잘 챙기시며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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