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박공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냥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 싱어송라이터 박공원입니다. 반갑습니다!
Q. 예명인가요? 활동명의 뜻은 무엇인가요?
그런 마음 아실 거예요. 힘주긴 싫은데, 그렇다고 대충 하고 싶지도 않고. 딱 알맞은 예명이 필요했죠.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제 성씨인 박(朴)이 떠올랐어요. 박은 'park'이니까, 공원, 박공원! 이렇게 박공원이 되었어요. 지인이 저를 '파크파크'라고 부르기도 해서, 그 이름도 친숙했어요.
Q. 최근에 데뷔하셨는데 정말 축하드립니다! 주변에서 어떤 반응과 축하를 받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은 '드디어'라는 마음이 컸을 거예요. 여러 곡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계속 미루고 있었거든요. 완벽이라는 게 허상인 걸 깨닫기 전까지는, 완성이라는 목표가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더욱 크게 축하받은 것 같아요. 특히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어요. 한동안 “난 네가 자랑스럽다”라는 말에 둘러싸여서 살았어요.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고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저희 집에 구전설화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제가 유치원에 다닐 무렵, TV에서 이효리 선생님의 노래가 나오면 그렇게 춤을 췄다고 해요. 지금은 춤과는 전혀 연이 없어서 상상도 안 되지만, 어렸을 때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섹시 댄스도 췄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때부터 몸에 피 대신 음악이 흐르지 않았나 싶어요.
본격적으로 음악을 원했던 때는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보고 나서였어요. 자우림 선생님의 ‘가시나무’를 듣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어요. 참 웃긴 게, 당시 제 나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쯤이었거든요. 초등학생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사를 듣고 눈물을 뚝뚝 떨군 거예요. 재밌죠? 그때 느꼈던 감동만은 여전히 선명해요.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워낙 다양한 아티스트의 곡을 듣는 학생이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다만, ‘Musiq Soulchild’의 ‘Ifuleave’를 듣고 R&B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 후로는 네오 소울이나 콰이엇 스톰 같은 장르에 집중했죠.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카더가든의 ‘TEAM 401’과 OSCAR ANTON의 ‘MONDE NOUVEAU’를 번갈아 가며 듣고 있어요. ‘TEAM 401’은 텐션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MONDE NOUVEAU’는 저를 차분하게 만들어줘서 자주 듣고 있습니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새로운 곡을 작업 중이에요. 원래는 11월 발매 예정이었는데, 계획이 밀려서 내년쯤 나올 것 같아요. 그 외에는 강사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이렇게’라는 미발매 곡인데요. 아직 미완성이지만 제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곡 같아서 애착이 가요. 저는 이상하게 보컬이 먼저 나오는 스타일에 꽂히더라고요. 이 곡도 그렇습니다. 얼른 세상에 내놓고 싶기도 하지만, 아껴두고 싶기도 해서 여러 감정이 교차하네요.
Q. 참여하셨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은 무엇인가요?
제가 협업을 시작했던 첫 번째 곡이 기억에 남아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항상 제 마음대로 만들다가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니까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훨씬 심해졌어요. 하루에 10시간씩 작업을 하니까, 창작이 내 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고생한 만큼 곡이 잘 나와서 이제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영감의 재료는 정말 무궁무진하지만, 그 중에서도 책과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서사’가 주는 키워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죠.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는 ‘겨울방학(최진영)’ 속 단편 ‘의자’에서 자판기 커피에 꽂혔어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다가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럴 때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문장이 떠오르기도 해요. 그러면 그때부터 큰 매력을 느끼고, 그곳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되죠. 과격하게 말하면 신내림처럼요.
Q. 작업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저는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편이에요. 단발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는 스타일이죠. 엉덩이를 붙이고 오래 앉아 있는 걸 못해서 리프레시가 중요해요. 장기적인 작업일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해도 천성이 그런지 잘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Q. 협업할 아티스트를 디깅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장르나 음악의 농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오래 고민하는 부분은 제가 가진 톤과의 조화예요. 톤에는 목소리의 색깔뿐만 아니라 무드, 날카로움, 온도 등도 포함되죠. 그래서 저의 색깔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가 서로 잘 맞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협업 진행 시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주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협업을 할 정도면 음악적으로 이미 제 마음에 든다는 것이고, 남은 건 인간적인 면이에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요. 말투나 시간 감각, 마감 처리 등을 볼 때 그 사람이 나를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알게 되죠. 그때 많은 게 결정되는 것 같아요. 기본적인 예의의 한도선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인간이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감정이 상할 수 있으니까요. 저도 항상 주의하려고 노력합니다.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영상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도전은 하지 않았거든요. 영화 OST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아직 아는 것이 없어서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Q.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 덕분에 존재론적인 고민을 하게 되네요. 간단히 말하자면, 공감인 것 같아요. '나 여기 있어, 너도 거기 있니?' 하는 감각이요. 개인주의가 팽배한 걸 비난 하는 여론이 많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이미 개인의 시대에 도래했죠. 이럴 때일수록 공감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결국 혼자 살 수 없으니까요.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자신에 대해 대답하는 게 여전히 어려운 일 같아요. 저는 둔하다가도 예민해지고, 생각을 아예 안 하다가도 갑자기 수많은 생각에 휩싸이기도 해요. 피곤하죠. 그래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덕분에 저를 호쾌한 스타일로 아는 사람들이 많죠. 물론 맞지만, 제가 나름 노력해서 얻은 결과여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음악을 하지 않을 때에는 제 인생을 꾸려가려고 해요. 음악은 저라는 사람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만약 없어져도 살아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인생을 구축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음악 없으면 살 수 없다'는 태도로 살았지만, 그것이 정신건강에 전혀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어쩐지 간절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첫 EP를 구상 중입니다. 미래를 계획하는 건 잘 못해서 아직 추상적인 상태예요. 다행히도 곡을 많이 써놓아서 아주 오래 걸릴 것 같진 않아요.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웨이버, 박공원, 박공원 팬 파이팅!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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