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DJ SAWOL"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House, NuDisco, Funky, R&B로 따뜻한 감정을 전해드리고자 하는 DJ SAWOL입니다!
Q. ‘사월’이라는 활동명에는 어떤 의미와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이 이름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긍정적인 감정과 선한 영향력을 드리는 것이 음악을 하는 주된 목표이기에, '사월'은 봄날 같은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을 드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의미는 저의 삶에서도 DJ로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추후 질문에서도 자주 언급될 것입니다.
Q. DJ 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배경이 궁금합니다. 음악을 만들거나 공연하는 과정에서 DJ로서의 길을 걷게 된 이유나 영감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이어폰과 헤드폰을 들으며 Hi-Fi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음악을 만져보고 싶었고, 제가 들은 음악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사월'에 담긴 의미를 실천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내가 음악을 들어온 방식과 의도, 내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맷을 고민하다가 디제이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저는 음악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DJ라는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동기를 말씀드리자면, 첫째로 음악 자체가 너무 좋고, 둘째로 제가 추구하는 의미와 너무 잘 맞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을 틀다 보면 그날 어떤 일이 있었던, 기분이 어떻든, 얼마나 피곤하든지 상관없이 그 음악이 너무 좋아서 미소가 흘러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음악과 DJ라는 것을 절대 포기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리스너분들도 함께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감을 느끼더라고요.
이러한 두 가지 이유로 계속 활동하고 싶습니다.
Q. 음악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선 무대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그동안의 많은 공연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첫 무대에서는 저의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너무 기다려지고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플레이 시간이 새벽 3시가 넘어가는 마지막 타임이라 긴장도 많이 풀렸어요. 드디어 제 순서가 되어 올라가는데, 그 자체로 너무 신나서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에게 마지막 타임이니 함께 놀자고 외치며 틀었던 기억이 남아요. 당시 풀 영상이 아직 저에게 남아 있어서 가끔 다시 보는데, 지금의 저조차도 당시의 떨림, 설렘, 신남이 전해지더라고요.
그동안 공연 중에서 DJ를 시작한 초창기에 'Purple Disco Machine -Hypnotized'를 처음 틀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과거 사회복지 실습을 하며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힘들었는데, 당시 주말에 플레이가 잡혀 과거 평소에 하던 팝스러운 하우스들을 준비해 갔어요. 플레이 중후반에 'Hypnotized'를 틀었는데, 너무너무 반응이 좋았어요. 소극적으로 춤을 추시던 분들도 함께 떼창해주셔서 그때 기억이 강렬하게 남습니다. 디제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는데, 집에 가서 'Hypnotized'와 같은 음악들도 찾아봐야겠다 생각해보니 디스코더라고요. 현실에 지쳤지만 해당 공간에서만큼은 너무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그때부터 디스코를 디깅하기 시작하고, 소울풀 하우스까지 발전하게 된 것 같아요.
Q. 음악 활동을 하시면서 특별히 많은 영향을 준 아티스트나 DJ가 있나요? 그들의 음악이나 스타일이 어떤 방식으로 당신의 창작 과정이나 음악적 방향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파티스크루’라는 커뮤니티와 DJ 어드로잇 조님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으로 한데 모여 노는 경험, 아는 사람도 부족했던 저에게 파티스크루는 이 세 가지를 선물해준 소중한 커뮤니티입니다. 지금의 실력과 친한 동료 DJ들도 그때 배운 분들이 널리 퍼져서 지금의 환경이 되었어요.
어드로잇 조님도 큰 영향을 주셨습니다. 제가 디제잉을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개념은 곡의 에너지 레벨(이 곡이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과 곡 뒤에 감상평(예: 행복, 야간 드라이빙, 노을 바닷가 등등)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어드로잇 조님이 파티스크루의 자리라는 파티룸에서 디제잉 세미나를 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위의 개념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제 라이브러리에 있는 곡은 항상 [에너지 레벨/BPM/보컬 혹은 발매 년도, 곡 제목 ~ 감상평]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즉흥 선곡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개념을 알지 못했다면 즉흥 선곡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이고, 제 라이브러리에 아무리 곡이 풍부해도 활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Q. 주로 House, NuDisco, Funky, R&B 장르를 많이 다루고 계신데, 이 외에도 다른 장르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장르에서 어떤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으신가요?
UK 음악도 가끔 틀고, 한 번은 테크노를 트시는 업장 사장님과 B2B(한 곡씩 돌아가며 음악을 틀기)하는 도중 제 라이브러리에 도저히 테크노가 없어 사장님 USB에 있는 음악들을 틀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은 R&B 장르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장르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고 최근에 힘을 더 주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에요. R&B 크루도 꾸리고 있는데, R&B만의 따뜻하고 포근한 맛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곡을 만든다면 음악을 틀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음악을 틀 때의 기준과 곡 제작의 기준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물론 곡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1)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여 내가 원하는 퀄리티의 곡을 만들 수 있는가, 2) DJ SAWOL이라는 정체성과 어울리는 음악 제작이 가능한가,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업과 취업 준비, 디제잉을 병행하고 있는 지금은 시작할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래도 곡을 만든다면 한국어 가사가 나오는 옛노래들을 누디스코로 재탄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사의찬미' 보컬과 시부야케이 느낌의 사운드가 믹스된다면 어떨까요? 거기에 한국적인 악기나 사운드가 추가된다면 정말 멋질 것 같네요.
Q. DJ 후배들과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추천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음악은 정말 많지만, 디깅을 다들 잘하시니 저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음악 활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한 파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휴대폰에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들고 가서 “내가 이 다음 곡은 어떤 걸 틀까” 고민해보는 것이 가장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꼭 스스로 미친 듯이 음악에 맞춰 놀아보면서 손님의 입장이 되어봐야 해요. 그러면서 손님들의 특징과 적절한 선곡의 흐름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자기 장르에서 어떤 감정과 감성으로 노는지 알게 됩니다. 추가로 그날 DJ분들과의 교류도 좋겠죠.
더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딜 가든 그 장소에서 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여보세요. 예를 들어 백화점을 갔을 때 그 장소에 맞는 선곡을 큐레이터가 하셨을 건데, 그 공간과 시간대, 요일에 맞는 음악이 어떤지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그럼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더 깊어질 것입니다.
Q. 레슨을 진행하신다고 들었는데, 초보자들이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실력 향상에 대한 조언도 듣고 싶습니다.
예전 H업장 사장님이 요청해 주셔서 레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최근에는 주변 지인들을 위해 연습실에서 장비 사용법 등을 알려주곤 합니다. 사실 초보자분들이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정보 습득도 경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가장 먼저 자신의 USB를 FAT32로 포맷했는지(턴테이블, DVS는 제외하고 말씀드릴게요), 첫 공연 때 사용할 장비의 사용법과 이해가 끝났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동일한 장비가 있는 연습실을 미리 가보거나, 각 버튼이 어떤 용도인지 알고 있는지, 유틸리티에는 어떤 설정이 있는지를 숙지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곡을 들고 가도 플레이를 못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요.
기본적으로 비트 매칭은 춤추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눈트매칭을 자주 활용하신다면 레코드박스나 세라토에서 해당 곡의 그리드가 맞는지 확인하고, 틀리면 수정해주세요.) 이러한 부분들이 어느 정도 숙지가 되고 플레이 경험도 쌓이면 빠르게 즉흥 선곡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즉흥 선곡을 연습해보고, (곡 정리할 때 공박 부분들을 메모리큐로 표시해 두시는 걸 추천드려요) 오픈덱이나 유튜브 촬영 등 음악을 자유롭게 틀 수 있는 곳에서 플레이 경험을 쌓아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 시간이 되었으면 그 다음 두 시간, 그 다음은 세 시간, 계속 플레이 시간을 늘려가고 횟수를 늘려서 정말 지겹도록 틀어보다 보면 실력 향상은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주 2회 평균 2시간 정도 오픈덱을 계속 했을 때 가장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된 것 같아요. 물론 오픈덱이 아닌 정식 플레이라면 더 좋겠죠!
다음은 디깅과 곡 정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해요. 다양한 음악 플랫폼을 이용해 디깅해보고, 다른 사람의 셋도 들어보고 내 라이브러리 정리 방식에 수정을 줘보면 좋습니다. 레코드박스를(DJ 라이브러리 관리 소프트웨어) 사용하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레코드박스 모바일 어플을 설치해 출퇴근길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노래 정리와 큐를 찍는 것이에요. 어플이 불안정해서 버그가 많은 편이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Q. 인디펜던트 뮤지션이나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과의 협업에 열려 있는 편인가요? 협업을 하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과의 협업에 항상 열려 있습니다! 제 유튜브(DJ SAWOL을 검색하시면 나옵니다)를 보시면 다른 DJ들과 영상 녹화를 같이 했고, 소울풀, 딥/미니멀, R&B 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와 성장 가능성인 것 같아요. 사실 음악이 당장에 돈을 펑펑 벌리지는 않기 때문에,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음악으로서 성장도 중요하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Q. 음악을 만들고 사운드를 다룰 때 어떤 포인트에서 가장 희열을 느끼나요? 그리고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플레이할 때, 제 스스로 선곡의 흐름이 좋고 한 곡 한 곡이 너무 좋다고 느낄 때, 관객들이 그걸 같이 좋다고 느낄 때 가장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게 굳이 역동적인 춤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고개를 돌린다던가, 박자를 타지 않던 분이 박자를 탈 때, 또는 나중에 따봉을 날려주시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더불어 저는 FX를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 가끔 어떤 날에는 FX 소리가 너무 이쁘게 잘 먹힐 때가 있어요. 그럴 때도 희열을 느낍니다.
Q. 평소의 성격이나 스타일은 어떤 편이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 보통 어떤 일을 하시나요?
사람을 만나지 않을 때나 정말 자주 보고 편안한 사람과 있다면 말수가 적고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반갑거나 친해지고 싶고 놀고 싶은 사람 앞에서는 좀 더 활발해지는 것 같고요. 그리고 친한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저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저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할까? 저 사람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말이나 행동은 무엇일까 고민해보기도 해요. 그리고 그걸 나중에 해줬을 때 그 사람이 기뻐하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웃음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본업과 취업 준비를 계속하고, 이외의 시간은 최대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 공연을 하시는 동안 술을 즐기시는 편인가요? 그리고 평소 음주량은 어느 정도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플레이 전이나 플레이 중에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요. 평소 음주량은 술을 잘 못해서 샷 2잔이면 적절할 정도로 취합니다. 그래서 한 번은 업장 사장님께서 데킬라 샷을 서비스로 주셨는데, 맛과 향을 즐기며(?) 30분째 나눠 마시고 있던 적이 있었어요. 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고 "사월아! 그걸 아직도 마시고 있는 거야?!" 라고 하시며 빵 터지셨죠.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접할 모든 DJ 초보자, 웨이버와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쓰다 보니 중요하다고 강조한 게 너무 많아진 것 같네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하나 더 강조하고 싶고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은 '적극성'입니다. 디깅에 대한 적극성, 손님 파악에 대한 적극성, 업장 관계자에게 말을 거는 적극성, 개인 브랜딩 홍보에 대한 적극성 등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느껴요. 위의 것들은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고 먼저 다가가 알려드리기에 오지랖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우스 씬에서 마치 기업 채용 하듯이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는 사람 내에서 돌고 도는 게 사실이다 보니, 초보자로서 씬에 들어오는 사람은 실력이 기본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는 음악에 진심이고, 잘할 수 있어요.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데 믿을만하지 않겠어요?"라는 느낌을 주면 좋다고 생각해요. 하우스 DJ가 전업으로 활동하기는 수익적으로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만 원도 큰돈이지만, 다이아몬드 반지가 100만 원이라면 가성비가 좋은 거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힘내시길 바라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편하게 DM 주셔도 좋습니다. 정말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DM 및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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