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정유빈"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명인가요?
네! 본명입니다. '넉넉할 유'에 '빛날 빈'으로, 세상을 넉넉히 빛내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의미로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부터 가수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발표만 해도 떨려서 무대에 어떻게 오를까 고민하던 중, 고3 시절 영어 선생님께서 진짜 꿈을 쪽지에 적어서 솔직히 말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수'라고 적었는데, 다음 날 선생님께서 깜짝 대공개를 하셔서 모두에게 들통나게 되었죠. 내심 선생님이 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예고 없는 공개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학원도 다니고 SNS에 영상도 올리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Q.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무작정 노래하는 사람을 꿈꾸던 중, 슈퍼스타K에 나오신 곽푸른하늘 님의 <곰팡이>라는 노래를 듣고 많이 공감되며 마음이 울렸던 기억이 있어요. 스스로 곡을 창작할 생각은 없었지만, 하고픈 이야기가 많았고 메모장에 적어두었던 일기 같은 글들에 멜로디를 붙여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제 노래가 되었네요. TMI라면 그때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처음 해본 시기였는데, 곰팡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닉네임도 '곰팡이'로 지었다는 사실이 있죠.
Q. 최근에 많이 듣는 곡은 무엇인가요?
아이돌 분들 노래를 많이 들어요. 너무 신나서 하루의 시작부터 들으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에스파, 제니, 플레이브 사랑합니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은 다른 가수분들의 가사 작업에도 참여하고, 새로 쓴 곡들을 엮어 앨범으로 꾸릴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앨범 자켓도 서툴게 그린 그림들로 발매해왔는데, 그 느낌들이 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새로운 커버 그림도 그려보고 있습니다.
Q. 작년 10월에 유럽에 가서 커버 영상을 찍으면서 에피소드 같은 거 있었나요?
비엔나와 프라하에서 영상을 담아왔는데, 촬영을 계획한 시간에 귀신같이 날씨가 흐려져서 '날씨 요정은 아니구나' 새삼 느끼기도 했고, <라라랜드> OST 촬영은 늦은 밤이었는데 거리를 활보하는 다수의 청년들이 소리치며 다가오는 바람에 겁먹고, 딱 한 번 후다닥 찍고 도망치듯 돌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무서운 분들은 아니셨을 거예요. 다만 제가 겁이 많을 뿐…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나 곡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상한 애'라는 곡을 애정합니다. 당시 '엄브렐러 아카데미'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던 중 한 인물이 모종의 이유로 폐허가 된 지구에 긴 시간 홀로 남겨지게 되었고, 그 모습이 마음 속에 널부러져 있는 상처받은 제 자신과 오버랩되면서 '나는 길을 잃었어, 무너진 세상에 홀로 남겨져 텅 빈 거리를 걸어가'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가사를 완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발매한 곡이 '이중인격자'라는 곡인데, 그 곡이 제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라 소개하며 지냈고, 그 곡의 연장선이면서 새롭게 나온 곡이라 특히 더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Q. 발매한 앨범 중 가장 힘들게 작업했거나, 가장 즐거웠던 기억으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앨범이 있나요?
'매직아워'라는 앨범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만드는 곡들이 주로 울적한 분위기이다 보니, 밝은 느낌의 곡도 써보자는 회의가 있었습니다. 타이틀 곡이었던 <Magic Hour>의 코드 진행만 짜서 곡을 써보게 되었고, 시작은 부담스러운 마음이 컸지만 생각보다 예쁜 장면을 담아내어서 애정하는 곡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매직아워'는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황홀한 빛깔을 내뿜는 15분 가량의 시간을 나타내는 영화 용어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순간이라 그 시간을 함께 보내고픈 이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쓴 기억이 나네요.
Q. 보통 다른 뮤지션과 어떻게 컨택해서 작업하고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SNS를 통해 컨택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만난 인연의 또 다른 인맥을 통해 연결되기도 하고요. 함께 작업하는 사람과는 일적인 관계이면서도 교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되고 취향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욕심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그런 관계망이 형성된다면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커버곡으로는 R&B 장르 곡들도 좋아하는 편이라,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살랑살랑 리듬 타는 곡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 음악 활동 중 가장 힘든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무엇이 맞다, 정답이 없는 영역이라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잘 해오다가도 갑자기 느껴지는 한계와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아, 내가 지금 이대로 하는 게 맞나…’ 하는 의심을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정답 없는 영역이기에 더 자신을 믿는다면 견뎌낼 힘이 생기기도 하고요. 고통과 즐거움이 동반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Q. 음악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과 사람들과 음악으로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팬분들께서 종종 편지를 써주시는데, 그 안에 적힌 제 음악으로 받는 위로에 대한 경험들이 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 주더라고요. 마음이 지치고 혼란할 때마다 편지 상자를 열어 하나하나 읽어보고 치유하곤 합니다. 제 약통이자 보물들이고, 그럴 때마다 이런 답장을 받고자 음악을 하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으로 온기를 받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누고 싶은 것들도 온기가 된 것 같아요. 비록 슬픔을 더 슬퍼하는 방식이지만요. 생각보다 슬플 일 앞에 슬퍼하지 않아서 더 슬퍼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잘 슬퍼하면서 살고 싶어요.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시나요?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면서도 장난스럽고 말이 많기도 해요. 하하, 제가 스스로 아이덴티티를 '이중인격자'라고 한 이유입니다.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죠. 음악 외의 시간에는 전시나 미술관도 가고, 소설책 읽는 걸 좋아해서 볕 좋은 날 한강에 나가서 책을 읽는 취미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작업물 중에 한 주제로 마인드 맵처럼 뽑아낸 곡들이 몇 곡 있어서, 한 앨범으로 묶어 빠른 시일 내에 들려드리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영상 만드는 것도 좋아하다 보니, 내년부터는 짧게 곡 만드는 과정과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시리즈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접할 웨이버와 팬분들에게 하고싶은 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모두들 안녕하신가요? 올 여름은 작년보다 더 오래 더웠고, 겨울은 더 추울 거라는데, 삶의 온기는 예고 없이 과해지거나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삶은 더 어려워지고 우리는 위로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사랑하는 친구들과 팬분들께 감사하게도 위로를 많이 받는 나날인데요. 그 위로의 말들을 모아 더 큰 위로를 빚어 잘 갚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노래로 만들어낸 제 청산 활동의 궤적이 제법 공감이 되신다면, 넉넉하실 땐 나누어 주시고, 필요하실 땐 떼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위 사람도 나 자신도 꼭 안아줍시다. 너무 추우니깐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