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자)아이들((G)I-DLE), BE’O(비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프로듀싱 작업을 하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비오의 "문득"입니다. 제게 첫 차트인과 1위를 안겨준 곡이기도 하고, 비오 형이랑 서로 오래 알고 있던 사이었는데 그 시절이 저희 둘 모두 음악적인 고민이 가장 많았던 시기였어요. 그 시절,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담아 만든 곡이라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말하다 보니 그 시절이 그립네요.
Q. ‘있지’는 어떤 곡인가요? 작업실에서 연습이 끝난 후,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졌어요.멜로 영화에 빠져 있을 때였는데 아무렇지 않게 영화를 보다가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 저를 느꼈죠. “있잖아, 만약에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한 번쯤 오가는 말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 하기 싫은 이별을 해야만 하는, 그리움이 생기기 전에 이미 그리워지는 그런 감정들을 노래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입혀 탄생한 노래가 바로 ‘있지’입니다. 영화 제목은 ‘NOW IS GOOD’입니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어요. 누구에게나 버티기 힘든 시절, 순간들이 있잖아요. 각자가 견뎌내는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저는 항상 음악을 들으면서 버텼어요. 힙합에 기반을 둔 음악을 자주 듣곤 했는데, 아마도 자신의 삶이나 꾸며지지 않은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해내는 것에 어린 저는 매료되었던 것 같아요.
원래도 글을 쓰고 음악을 듣는 걸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 그저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시점이 왔어요.제가 말하지 못할 감정들과 이야기를 표출할 곳이 필요했고, 누군가 그것을 들어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어요. 저에게 그것이 바로 음악이었죠.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Q. 참여한 공연이나 라이브 세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2023년, 미국의 작곡가 Justin Hurwitz와 함께 La La Land in Concert를 진행했는데요, 공연장에서 영화를 재생하며 오케스트라와 재즈 밴드가 함께 연주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영화 음악이어서 매 순간 긴장하면서 연주했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에필로그라는 곡에서 트럼펫 솔로가 있었는데, 그 순간 악기를 불 때 정말 살 떨리는 연주였던 것 같습니다.
<TURN THE TABLE>은 '판을 뒤집다'라는 의미로, 안 좋았던 상황을 뒤집고 나 자신이 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에요. 나 자신이 되어 좋은 상황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고, 주체적으로 내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이에요. 나 자신을 찾고 싶을 때 듣기 좋은 곡입니다. 비트와 곡 구성에도 하나의 스토리처럼 다이내믹을 신경 썼고, 마음에 들어요. 또한 알앤비 힙합 씬의 판을 뒤집겠다는 당찬 포부도 담겨 있습니다.
각자 다른 멋이 오히려 융화되는 느낌이었어요. 저희가 공연을 각자의 공연 타임을 가지고 마지막에 함께 나가서 엔딩을 몇 곡 하는 구성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어필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나의 공연이면서도 3명의 다른 아티스트를 볼 수 있는 그런 것? 그렇게 개성이 섞여나갔고요, 작업이나 무대에서도 각자의 개성은 중시하되 또 공연이나 작업물로서의 완성도는 함께 챙겨나가는 식으로 많이 토의하고 꾸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