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Orchid Purple (오키드 퍼플)"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알앤비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오키드 퍼플’입니다. 지금부터 장엄하게 자기소개를 해보겠습니다! 듣는 이의 목덜미를 휘어감는 유니크한 보이스, 담담하고 직설적인 가사와 선 굵은 멜로디의 표현으로, 깊게 스며드는 몽환적인 그루브, 짙은 다크니스를 가진 신선한 보컬을 선사하며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깊은 소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상에 대해 말하는 ‘오키드 퍼플’입니다.
Q. 오키드 퍼플(Orchid Purple) 활동명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름을 정하게 된 계기나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보라색을 좋아했는데요. 필기구나 우산 등 생활용품들은 다 보라색으로 채웠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누구보다 유니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가장 좋아하는 색인 보라색 계열의 ‘오키드 퍼플’이란 색상을 이름으로 짓게 되었고, 정반대인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듯, 제 내면에 있는 양면성을 빗대어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몽환적인 색상이 제 음악에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와 맞는 것 같아 활동명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고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고,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면 3시간은 쉼없이 달렸는데요. 본격적으로 “나 노래할래”라고 했던 건 18살에서 19살 사이였어요. 3주간 엄마를 설득한 끝에 예대를 목표로 입시에 임하면서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음악인으로서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우연히 연이 닿은 작곡가 ‘NOTG(david)’와 함께 제 첫 데뷔곡인 ‘Want Me Bad’를 진행하면서 ‘아,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닌 곡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멋있구나’ 싶어 그때부터 음악인으로서 새롭게 마음을 먹기 시작했죠. 그게 2018년이니 약 6년 정도 됐네요.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Aaliyah, Erykah Badu, Amel Larrieux 등으로, 흑인 음악에 많이 매료되었고, 특히 네오 소울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제 플리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세월이 지나도 항상 듣는 곡은 Erykah Badu, Aaliyah, D'Angelo, Sabrina Claudio가 있고, 요즘으로 따지면 전혀 다른 장르인 Charli XCX 노래나 쌀쌀해진 날씨엔 Lana Del Rey의 ‘Chemtrails Over the Country Club’이나 ‘Summertime Sadness’, SZA의 앨범을 자주 듣습니다. 아, 최근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CHROMAKOPIA]와 칸예 앨범을 통으로 듣기도 합니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에는 엔터에서 아이들의 보컬을 가르치고 있고요. 또 제가 미디어 콘텐츠 채널 ‘프레쉬 워터멜론’의 SNS도 담당하고 있는데요. 오전과 밤엔 프레쉬 워터멜론, 그 외에는 보컬 레슨 또는 음악 작업이나 커버를 진행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감기가 심해 낫는 데에 열심히 집중 중이기도 하죠… 하핳
Q. 올해 8월 발매하신 디지털 싱글 <DIVIN’>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곡인가요? 곡을 만들게 된 계기와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DIVIN’>은 학교 동기인 칼츠비트(kaltz beat)와 함께 “우리 좀 상큼함을 담은 그루비한 곡을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되었고, 비트를 듣자마자 멜로디와 가사는 바로 생각이 나 빠르게 만들어진 곡입니다. 곡의 크레딧을 인용해보자면, “아, 물을 무서워하는 이에게 사랑은 바다에 뛰어들 만큼 깊고 용감한 것.
‘너라는 바다에 풍덩!’ 사랑은 바다 같아요. 뭐든 다 품을 수 있을 것 같더니 가차없이 뱉어내곤 합니다. 그럼에도 난 바다에 뛰어들 거예요. 내가 ‘맥주병’이라도 말이죠. 청량한 플럭과 코드의 선율이 여름 바다의 파도처럼 물가의 시원함을 떠올리게 하기를. 더불어 나의 진심도 수영장을 넘어 저 깊은 해저까지 콕 닿아주기를..!” 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전 실제로 수영을 배우다 큰 병을 앓는 바람에 물과 수영 자체를 무서워하게 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나에게 사랑이란 수영장을 넘어 바다까지도 뛰어들 수 있는 용감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게 되었고요. 또한 넓은 바다는 다 품어줄 것 같다가도 가차없이 파도를 뱉어내는 모습을 보고 사랑과도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에도 난 기꺼이 바다에 뛰어들겠다라는 결심과 포부를 가진 노래이기도 합니다. 사운드와 멜로디가 밝은 것에 비해 가사를 파고 들면 조금 무거운 면도 있는데, 그게 제 진솔한 모습을 담은 것 같아요.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나 앨범은 무엇인가요? 사실 발매량이 많지 않아 모든 곡이 소중한데요, 그 중에 뽑자면 <LUCID DREAM>과 <BUTTERFLY>가 있어요. 둘 다 제 경험과 가치관이 많이 내포된 곡이고, 멜로디 또한 제 정서와 닮아서 애착을 가지고 있답니다. 나중에 듣게 되시면 잠들기 전 가사를 곱씹어 보며 들어보시길 바라요 :)
Q. 참여했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제가 다른 사람들과 작업을 한 경험은 별로 없는데, 대신 공연을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벅참을 느끼기도 합니다. 회사 없이 혼자 활동함에도 ‘부산국제영화제 BIFF’ 무대나 ‘한국문화축제 광화문’ 공연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바닷가에서 파도가 치고 떠 있는 달을 바라보며 제 곡을 부르는 그 순간이 정말 황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Q.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주로 제 어릴 때의 가정환경, 기억 또는 결여된 정서에서 많이 배우고 깨닫고 위로하면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걸 꿈으로 꾸게 되면 곡에 쓰기도 하죠. 외적으로는 자연과 사회적인 문제나 경험 등이 영감이 되어 돌아오더라고요. 가끔 영화도 영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Q. 작업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자유롭지만 고집 좀 피우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작업 시간은 제 멋대로(?) 정해서 하는데, 막상 시작하면 마음에 들기 전까진 질질 끄는 스타일이랄까… 그래서 정신이나 체력 소모가 결과물에 비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우선 생각하고 멜로디를 뱉고 그 다음 주제와 가사를 붙이는데, 주제와 가사부터 시작하면 멜로디가 갇히게 돼서 그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Q. 협업할 아티스트를 디깅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개인의 음악적 색깔을 가장 많이 보고요. 신선함과 진솔한 가사, 그루브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협업 진행 시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주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제가 알앤비 장르를 좋아하는 만큼, 어느 정도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서로 맞으면 좋을 것 같고, 서로 얘기를 하며 가치관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알앤비만 하는 게 아니라 장르의 베이스를 알고 가되 다른 장르의 사운드와 적절히 재밌게 섞이는 신선한 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간적인 면은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 존중하는 모습만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요즘 들어 갑자기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나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요. 해외에 나가 공연을 제대로 해보는 게 하나의 도전이자 목표고, 제가 싱글만 냈는데 나중에 정규 앨범을 내게 되어 단독 콘서트를 열어 관객석 100명을 딱 채우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요가도 하면서 평생 음악하고 노래하는 게 꿈이라면 꿈이랄까… 가까운 미래에 제가 성공한다면 음악인들을 위한 레이블 설립을 꿈꾸기도 합니다. 또한 엄청난 야망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죽기 전 Erykah Badu, Lana Del Rey와의 콜라보를 꿈꾸는데요… 꿈은 크게 가져야 조각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해봅니다! 어째 목표와 꿈이 점점 커지는 것 같지만,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화이팅!)
Q. 음악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서로 가정에서, 사회에서, 대인 관계에서 등등 다른 곳에서 상처를 입고 결핍을 갖고 살지만, 어느 정도 서로 나누다 보면 비슷한 감정과 비슷한 결을 가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겪은 결핍과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가사나 멜로디, 사운드를 통해 한 줄이라도 공감이 되어 작은 위로가 된다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할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치유하는 것도 맞지만, 저 스스로를 내비치며 위로하고 치유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어요.
Q. 무대에서 기억에 남거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음악을 하고 공연에 처음 내딛는 시기쯤, 같이 공연하는 친구의 지인이 왔었는데 제 공연을 보고 반했다며 첫 번째 팬이라고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요. 제 작은 무대나 개인적인 일에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던 친구가 지금도 너무 고맙고 그 친구를 생각하면 나태해지다가도 열심히 발을 구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또 오래전 어떤 공연을 다녀왔었는데 세월이 지나 제 이름을 까먹지 않고 목소리를 기억해 당시에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됐는데요. ‘이래서 음악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 일도 있었어요.
아, 재밌는 건 제가 공연 중 작은 댄스타임을 가질 때가 있는데, 앞에 있던 3~4살 된 아기가 흥을 주체 못하고 무대로 들어와 함께 재밌게 춤췄던 기억이 있네요. 애기야 고마워… 덕분에 무대가 살았어.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시나요? 활동명 ‘오키드 퍼플’에서 말했듯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되게 부정적이면서도 긍정적이랄까. 주변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남들에게 무심해 보이기도 하면서도 자기 사람은 챙기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것 같아요. 겉으론 쿨한 이미지인데 사실 속으론 여리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남들 앞에서 제 속 애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하지 못하는 말들을 거의 노랫말로 많이 표현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요. 특히 웹툰을 좋아하는데 보면서 감정이입도 많이 하고 영감을 얻어요. 정말 웹툰 작가들 리스펙합니다… 그 외에는 밀린 일들을 처리하며 지냅니다. 그 외에는 여행을 가기도 하고요. 간단한 요가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시나요? 우선 가장 앞에 있는 계획을 말씀드리면 EP 제작이 있습니다. 원래 있는 곡들과 새로운 곡들을 조화롭게 섞어 제 첫 EP를 만드는 게 목표고요. 그동안 작업보단 공연 위주로 활동했는데 2025년에는 작업에 더 집중해볼까 합니다. 죽기 전에 제 흔적이 담긴 것들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제가 또 뭐라고… 참 민망하게… 이렇게 웨이버라는 멋진 곳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요. 인터뷰에 응하면서 저를 다시 한 번 알아가는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 같고,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글을 보신다면 오키드 퍼플 노래 많이 들어주시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도 해주시고… 인스타도 봐주시고… 오키드 퍼플에 더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웨이버분들도 참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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