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가워요,"베이스해머(BassHammer)"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1년 CB1을 시작으로 여러 팀 활동을 하다가 오랫동안 음악 작업을 쉬고, 12년이 지난 2023년에 솔로 EP 앨범을 통해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파티 씬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드스쿨 힙합 스타일의 음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90년대 후반~00년대 초반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Q. 베이스해머(BassHammer)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중학생 시절, 스케이트보드를 같이 타던 친구들과 장난삼아 랩 팀을 하자며 각자의 랩 네임을 정했습니다. 그때 한창 재미있게 보던 만화책이 있었는데, “겟배스”라는 배스 낚시에 관한 만화였습니다. (동명 타이틀의 게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만화를 보면서 배스라는 물고기가 재미있었고, 스펠링도 ‘베이스’와 동일해서 그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제 목소리 톤도 어린 시절 이미 베이스 톤으로 굵어져 있었고… ‘해머’가 뒤에 붙은 이유는,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휠 너트가 이빨이 나가서 새로 샀어야 했는데, 트럭과 휠 너트를 살 돈이 없어 뒷주머니에 작은 망치를 넣고 다니며 그라인드를 할 때 휠이 빠지면 망치로 너트를 박고 다시 타곤 했습니다. 이를 보고 친구들이 ‘해머’라고 놀리면서 제 이름 뒤에 해머를 붙이기로 했습니다. 나름의 슬픈 사연입니다…
Q.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PC 통신을 통해 접한 블랙스라는 동호회, 특히 그 안에서 MC 소모임이 있었는데, 이름도 기억이 잘 안 나는 그 소모임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친구들과 장난삼아 했었던 프리스타일 랩을 진지하게 가사로 옮겨보면서 녹음했던 것이 음악을 하게 된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때는 음악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너무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네요.
Q.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올드스쿨 힙합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음악적인 스타일은 Lost Boyz, 특히 Mr. Cheeks, 그리고 Just Blaze의 음악들이 영향이 컸습니다. 랩 스타일만으로 국한한다면 Redman, Ludacris의 랩 스타일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Q. 힙합을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당시 AFKN에서 봤었던 뮤직비디오, Fresh Prince & Jazzy Jeff의 “Boom Shake the Room”이었습니다. 그리고 깊게 빠지게 된 것은 아마도 Fresh Prince & Jazzy Jeff의 “Summer Time”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집에서 초딩 꼬맹이가 그 곡의 후렴구를 엄청 흥얼거렸다고 하네요.
Q. 올드스쿨 힙합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했던 것이고, 그게 이제 올드스쿨이 되었습니다. 제가 즐겨 듣고 좋아할 때, 그 시절 가장 메이저 힙합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올드스쿨이라고 불려지고 있더군요. 그냥 가장 깊게 빠져있던 시기의 음악이 평생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이 되어버린 거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제가 하던 음악을 그대로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 Loaded Lux “Higher”
- Jason Martin & DJ Quick “Gurbs & Youngs”
- Nippa “Sugar”
- Larry June & Cardo “Don’t Try It”
- Nym Lo “I Love the Game”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똑같이 열심히 일하면서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고 퇴근 후 작업실로 가며, 주말에 공연이 있으면 공연도 하고 살고 있습니다. AFL 발매 이후로는 매주까지는 아니어도 공연이 많이 잡혀서 라이브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릴리스 후 공연이 없으면 현타가 오는데, 공연이 자주 잡혀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EP 앨범 작업을 한창 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 발매하신 싱글 <AFL>은 어떤 앨범인가요?
J-SIN이 비트를 들려주었는데 너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하게 되었고, KAMBO의 피처링도 J-SIN이 제안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싱글에 수록된 두 곡 모두 J-SIN이 전체 프로듀싱을 해주었으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운드를 가장 근접하게 구현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J-SIN, KAMBO 모두 좋아하는 뮤지션들이고, 함께 하게 된 것이 큰 영광이었습니다. 저나 J-SIN 둘 다 Just Blaze의 음악에 깊이 빠져 있는데, J-SIN의 비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멋지게 해석했고, 저 역시 그 비트에 어울리도록 랩을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Just Blaze 비트의 위대함이 두드러지는 Dipset의 "I Really Mean It"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AFL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Q.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2023년에 발매한 “Daywalker”, “FTHB” 이 두 곡이 가장 애착이 가고, AFL Intro 곡 또한 애착이 가는 곡입니다. “FTHB”는 제가 가장 구현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하고, 라이브할 때도 가장 맛(?)이 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Daywalker”, “AFL Intro”는 가사, 랩적인 면에서 애착이 가는 곡입니다.
Q. 작업할 때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트랙을 들으면서 이미지화를 먼저 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 트랙이 머리 속에서 이미지화 되었을 때, 그 이미지가 연상시키는 스토리들이 가사로 이어지고 그 이미지의 사운드트랙이 되도록 작업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리고 사운드를 조금씩 더하면서 곡의 아웃라인이 잡히고 그 위에 랩을 스케치하면서 트랙의 가다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가사와 구절이 먼저 떠올라서 그 구절의 랩 플로우를 먼저 작업하고 그에 어울리는 샘플을 더하면서 작업을 완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트랙의 이미지화, 장면들을 떠올리며 작업하는 스타일입니다.
Q. 가사 작업 중 가장 강렬한 영감을 준 경험은 있으신가?
J-SIN이 AFL을 처음 들려주었을 때입니다. 듣자마자 Dipset의 “I Really Mean It”이 생각났고, 그 뮤직비디오의 장면이 한국식으로(?) 그려졌습니다. (할렘의 로케를 서울로 가져온 장면으로 그려졌던 것 같습니다.) 듣자마자 이건 뮤직비디오도 같이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I Really Mean It”이라는 곡은 제가 결혼식 입장곡으로 쓸 정도로 제가 사랑하는 곡입니다.
Q. 공연 중 관객 반응이 가장 폭발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2014년 여름, “Mixture”라는 라운지바에서 했던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몇 년간 음악 작업을 하지 않다가 솔로 곡으로 처음으로 비공개 곡을 공연했었는데, 첫 번째 벌스부터 관객들의 반응이 터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렴구부터는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뛰었고 저도 엄청나게 흥분했었습니다. 작업물을 오랜만에, 솔로로는 처음으로 공개한 곡에 엄청난 반응을 느꼈고, 저도 당시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 순간의 기억이 더 오랫동안 이 음악을 붙잡고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요즘에도 가끔 그 공연의 영상을 보면서 멘탈을 잡을 때도 있습니다.
Q. 협업할 아티스트를 디깅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그 아티스트의 에티튜드가 외적으로, 스타일적으로 많이 투영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외적으로 파악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 스타일이 저와 비슷한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결이 비슷해야 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협업 진행 시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주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존중, 서로의 스타일과 성과, 결과물, 시간 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적으로 다양성이 결여된 사람들이 종종 이런 존중이 없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Q. 음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새로운 목표라기보다는 기존에 설정한 목표를 아직 해내지 못했습니다. 정규 앨범 발매를 목표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단기적인 목표를 먼저 해내고, 그 이후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이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Q. 평소 성격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그리고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시나요?
직장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제 돈으로 마음껏 하고 싶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일에 써야 하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이렇게 버텼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고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음악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영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직은 새로운 영역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채워내지 못하는 이상 새로운 영역을 보는 것보단, 지금 자신의 영역에 얼마나 충실하였는지 먼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웨이버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뮤지션들은 음악을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뮤지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뷰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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