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발매하신 싱글 <여름, 우리>는 어떤 곡인가요? 이 곡에 담긴 메시지와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 곡은 아내와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리며 아내가 스케치해 준 곡이에요.저도 그때의 여행과 순간들을 잘 알기에, 같이 작업하는 데에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어요. 특히, 제가 많은 노래를 불러봤지만 아내가 써준 멜로디는 제 머릿속에 전혀 없었던 멜로디 라인이라 신기하고 좋았어요.또한 제 화성과 애드립 라인이 아내의 음악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라인들이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어우러지는 과정이 신선했어요.이 곡은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마주할 현실을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함께했던 여행의 시간을 곱씹을 수 있는 곡입니다.
‘만개’라는 곡에 가장 애착이 가요. 누군가를 위로하는 내용의 노랫말, 듣기만 해도 마음이 행복해지는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왜인지 저는 항상 아픔과 상처가 담긴 곡들이 더 많이 써졌었거든요. 제 딥한 감성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저도 그만큼 음악에서는 가장 솔직한 언어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고 좋으면서도, 유난히 ‘만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곡이라 그런지 오랜 시간 계속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Q. 린넨(LINEN)이라는 예명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나요? 아니면 단순히 어감이나 느낌이 좋아서 선택하셨나요?
우리가 아는 옷감 소재 중 '린넨'이라는 원단은 사실 쉽게 구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누군가에겐 이 구김이 신경 쓰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 특유의 구김이 주는 매력이 최고의 장점이 되기도 하겠죠. 제 소개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 구겨진 일기장엔 무엇보다 솔직한 저의 감정과 삶이 담겨있듯,그저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그 모든 삶의 구김을 음악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린넨(LINEN)이라는 예명으로 지금도 활동 중에 있습니다 :)
Q.솔로 활동뿐만 아니라 밴드 “Alosica”로도 활동 중이신데, 어떤 밴드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나요?
사실 ‘한백’과 ‘Alosica’는 크게 다른 음악을 한다거나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닙니다. 한백으로 활동할 때 라이브 공연을 하기 위해 모인 인원이 그대로 Alosica의 구성원이 되었고, 본인은 조금 더 일찍 Alosica로 활동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약간의 제약이 있어 계획보다 늦게 활동을 알리게 된 밴드입니다.
처음 라이브 밴드가 결성되었을 때는 모두가 단발성 이벤트로 생각하고 모였지만, 이후에는 고맙게도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저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조금 더 제대로 해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5인 체제의 독립된 밴드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밴드 이름을 고민하던 중, 좋아하던 식물인 ‘Alocasia’를 실수로 ‘Alosica’라고 말한 기억이 떠오르며 그 단어에 이상한 애착이 생겨 밴드 이름을 Alosica로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Q. 페퍼톤스 콰이어 ‘태풍의 입’ 단장 역할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 목표와 같은 선배님들과 같은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 사실 모든 순간이 잊을 수 없이 소중한데, 아무래도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섰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수많은 마음이 한 곳에 모여 전달되는 게 저희 가슴 속까지도 깊이 느껴졌거든요. 그 중에서도 ‘GIVE UP’이라는 노래 중 ‘절망이여 나를 포기하여라’라는 가사에 정말 많이 구원받았었는데, 그 문장을 그 무대에서 온 진심을 다해 외치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